때로 선명한 것보다 희미한 것이 더 매력적이다.
물안개 자욱한 새벽의 고삼저수지처럼...
이런 고삼저수지의 몽환적이고 신비한 매력을 담고 싶어서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뿔싸! 한발 늦었구나.
고삼저수지에 도착한 시간이 6시 30분.
평소 토요일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시간과 비교해보면 무척이나 이른 시간이지만,
물안개는 이것도 게으르다고 놀리는 듯, 여운만 남긴 채 사라져버린 거다. T^T
계절은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에 발맞춰 일출 시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고삼저수지에서 물안개를 만나려면 아무래도 1박을 하는 게 최선일 듯.
기대했던 풍경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고삼저수지를 둘러본다.
저 멀리, 아직 남아 있는 물안개의 여운 사이로 드문드문 좌대가 보인다.
영화 '섬'의 배경이 된 후 더욱 유명해진 고삼저수지의 풍경.
'섬'이라는 제목처럼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저마다 하나의 섬같다.
그리고 말 없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는 사람들.
저들이 낚는 것이 물고기인지, 시간인지, 미련인지, 추억인지...
낚시도 낚시지만, 그보다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물안개는 못 봤지만, 아침 6시 30분은 확실히 이른 시간.
인적 없는 저수지 주변에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나룻배만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당신이 아니 오시면 바람 쐬고 눈비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겠다'는
시구가 떠오르는 풍경. 그 마음을 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며 나를 막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 바로 질퍽질퍽 진흙밭.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진흙 속으로 푹푹 빠지는 운동화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아쉬운 마음.(물론, 체중도 한몫하지만...)
그런데 이 강력한 힘은 저수지를 떠나려는 발목도 붙잡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발걸음이라니.
다음에 또 이곳에 올 기회가 있다면(새벽 물안개를 보러 꼭 와야지),
그때는 꼭 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구해서 신고 말테다.
그럼~ 고삼아!
다음에는 이렇게 선명한 모습이 아니라 희미한 모습으로 만나자.
조금 더 부지런히 준비해서 한 걸음에 달려올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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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딱 보고는 어 여기 혹시 '섬' 영화 배경? 했는데. 맞구나!
그 영화는 징그러웠다는;
영화는 안 봤어요.. 김기덕 영화, 좀 찜찜하잖아요 ㅡㅡ;;
우와...
예전에 누군가도 여기 다녀와서 찬사를 보냈었는데..
섬.. 그 영화, 찜찜.. 찝찝.. 뭐 그래...
나도 새벽에 다녀오면 찬사를 보낼지 몰라 ㅎㅎ
그래도 암튼 좋긴 좋더라구 ^^ (영화 '섬'에는 그다지 관심 없음 ㅋㅋ)